판결
계약기간 중 대리점 수수료 기준 변경은 불이익 제공 — 대법원 2022두31433 판결 해설
계약기간 중 대리점 기본수수료 기준을 바꾼 행위를 대리점법상 불이익 제공으로 본 대법원 2022두31433 판결과 원심의 판단, 확인서의 한계, 통지명령 범위를 정리했습니다.
대법원은 2022. 5. 12. 통신·방송 상품을 대리점에 위탁판매하던 공급업자가 계약기간 중 기본수수료 지급기준을 바꾼 행위를 대리점법상 불이익 제공행위로, 이전 운영자 명의 상품을 새 대리점에 떠넘긴 행위를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행위로 본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리점에서 받은 서명 확인서가 있었지만 법원은 이를 자발적 동의의 근거로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통지 대상은 위반행위로 직접 영향을 받은 대리점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의 일부 취소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이 글은 대법원 2022두31433 판결과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20누62299 판결을 바탕으로 쟁점과 실무상 유의점을 정리했습니다.
사건 개요
종합유선방송·초고속인터넷 등의 가입자 유치를 대리점(영업전문점 등)에 위탁해 온 공급업자 2곳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통지명령, 과징금납부명령을 받고(2020. 10. 16. 의결 제2020-287호) 취소소송을 냈습니다. 위반행위를 한 회사 중 하나는 위반 이후인 2020. 5. 6. 다른 회사에 흡수합병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처분 대부분을 적법하다고 보면서 통지명령 중 일부만 취소했고(2021. 12. 9. 선고 2020누62299),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공정위가 진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2022. 5. 12. 선고 2022두31433).
판결이 적용한 법은 2017. 4. 18. 개정 전 공정거래법과 2018. 1. 16. 개정 전 대리점법입니다. 당시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거래상 지위 남용)는 현행 제45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고, 대리점법 제7조·제9조·제23조의 문언은 현행법과 같습니다.
쟁점별 법원 판단
1. 계약기간 중 기본수수료 지급기준 변경 — 불이익 제공(대리점법 제9조 제1항)
공급업자는 2016. 2. 1. 영업전문점들과 계약기간 2016. 2. 1.~2017. 12. 31.의 업무위탁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계약기간 중인 2017. 1. 25.부터 7일 동안 '추가 부속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해 2017. 2. 1.부터 기본수수료 중 영업활동비를 '환산점수당 단가'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원심이 인정한 바에 따르면 20개 영업전문점의 기본수수료는 종전 기준보다 합계 약 18억 3,726만 원 줄었고, 그중 4곳은 유치실적이 늘었는데도 수수료가 줄었습니다.
원심은 공정거래법상 불이익제공에 관한 대법원 법리(2004두3014 등)가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 뒤, 다음 사정을 들어 불이익 제공행위로 판단했습니다.
- 목적: 내부 문서상 변경의 주된 목적이 기본수수료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데 있었고, 공급업자는 대리점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 합리적 이유 부재: 영업환경이 급변하는 등 계약기간 중에 기준을 바꿔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었습니다.
- 협의 절차: 설명회는 화면과 구두로만 진행되었고 서면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으며, 대리점들의 건의 중 구간 조정만 반영되었습니다. 계약서에는 기준 변경 시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의가 있으면 협의해 조정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 거래상 지위: 영업전문점들은 매출이 공급업자로부터만 발생하는 전속 대리점이어서 거래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2. 대리점 서명 확인서의 증명력
공급업자는 대리점들이 '상세한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했다'는 확인서에 서명했다며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확인서의 작성일이 대부분 같은 날이고 내용이 부동문자(미리 인쇄된 문구)인 점, 내부 법무 검토에서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확인서 수취 필수'라는 의견이 있었던 점, 대리점들이 계약 해지나 재계약 거절을 우려해 날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확인서만으로 자발적 동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이전 운영자 명의 상품 승계 —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대리점법 제7조 제1항)
영업전문점 운영자가 바뀌자 공급업자 지역사업부는 이전 운영자 명의로 가입된 디지털방송 상품 30대와 초고속인터넷 상품 35회선을 새 운영자 명의로 바꿨습니다. 원심은 새 운영자가 여러 차례 거부하고 해지를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명의변경신청서에 새 운영자의 서명·날인이 없고 작성 경위도 의심스러운 점을 들어 이용요금 약 1,577만 원 전액을 강요된 경제상 이익으로 보았습니다. 설령 신청서를 작성하고 요금을 냈더라도 그것만으로 자발적 인수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법원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4. 업무용 단말기 교체 — 구입강제
- 9.~2014. 7. 대리점 현장직원의 업무용 단말기 564대 중 535대가 공급업자가 판매하는 알뜰폰 전용단말기로 교체되었습니다. 원심은 공급업자가 품질 문제를 알면서도 교체에 우선 투입하고 교체 실적을 일일 단위로 관리해 대리점이 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보아 구 공정거래법상 구입강제로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유지했습니다. 이 행위는 대리점법 시행(2016. 12. 23.) 전의 일로, 판결은 공정거래법 조항으로 판단했습니다.
5. 합병 후 존속회사에 대한 시정명령
대법원은 피합병회사의 권리·의무는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 모두 존속회사에 승계된다는 법리(2002두1946)에 따라, 합병 전 회사의 위반행위를 이유로 존속회사에 시정명령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6. 통지명령의 범위 — 원심 일부 파기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받은 날 현재 거래하는 모든 대리점에 그 사실을 통지하라고 명했습니다. 원심은 존속회사의 대리점 약 1,250개 중 위반행위와 관련된 곳은 약 20개라는 이유로, 합병 당시 합병 전 회사와 거래하지 않던 대리점에 대한 통지 부분을 비례원칙 위반으로 취소했습니다.
대법원은 통지명령이 피해구제가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므로, 그 상대방은 직접 영향을 받은 자에 한정되지 않고 향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존속회사가 같은 사업을 계속하는 이상 유사 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원심의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리점법이 적용되는 범위(제3조)
- 대리점거래: 상품·용역의 재판매나 위탁판매를 위해 일정 기간 지속되는 계약을 맺고 반복적으로 하는 거래입니다(제2조 제1호). 이 사건 원심은 방송·통신 서비스의 위탁판매를 위해 대리점과 계속 거래하며 상품을 공급한 원고들을 대리점법상 공급업자로 보았습니다.
- 적용 제외: 공급업자가 중소기업자인 경우, 대리점이 중소기업자가 아닌 경우, 공급업자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가진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제3조 제1항). 가맹사업, 금융투자업,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등 사이의 거래도 제외됩니다(같은 조 제2항).
- 공정거래법과의 관계: 대리점거래에는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6호보다 대리점법이 우선 적용됩니다(제4조).
- 시행 시점: 제정 대리점법은 2016. 12. 23. 시행되었고, 시행 후 처음 체결하거나 갱신한 계약부터 적용되었습니다(부칙 제2조).
실무 시사점
공급업자
- 확인서는 동의를 대신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날짜, 같은 문구로 일괄 수령한 확인서는 형식적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과 예상 영향을 서면으로 제공하고 대리점의 의견과 반영 여부를 기록해 두는 편이 중요합니다.
- 계약기간 중 변경은 이유를 남겨야 합니다: 시행령 제6조 제2호는 계약기간 중 대리점의 의사에 반해 거래조건을 추가·변경하는 행위를 불이익 제공의 유형으로 정합니다. 변경이 필요하다면 그 합리적 이유와 대리점 보완책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내부 문서가 판단 근거가 됩니다: 원심은 비용 절감 효과 분석, 법무·인사 부서 의견 등 내부 문서를 근거로 목적을 판단했습니다.
- 영업 양수도 시 기존 계약 처리: 이전 운영자 명의 상품을 새 대리점에 넘길 때는 새 대리점의 명시적인 의사를 확인하고 그 근거를 남겨야 합니다. 불이익 제공·경영활동 간섭의 유형은 대리점 경영간섭·불이익 제공에서 정리했습니다.
- 합병으로 제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피합병회사의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은 존속회사에 할 수 있고, 통지 대상도 존속회사의 현재 대리점 전체로 넓어질 수 있습니다.
대리점
- 이의 제기를 기록으로: 이 사건에서는 대리점들이 공문으로 건의사항을 낸 사실과 해지 요청 이메일이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사소송과 공정위 신고는 별개입니다: 일부 대리점이 낸 손해배상 소송은 증명 부족으로 패소했지만, 원심은 공정위가 조사로 내부 문서를 추가 확보한 이상 그 결과만으로 처분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 손해배상: 공급업자가 대리점법을 위반해 손해를 입히면 배상책임을 지고, 구입강제(제6조)·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제7조)·보복조치(제12조) 위반은 손해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집니다(제34조).
구입강제와 판매목표 강제에 관한 기준은 대리점 구입강제·판매목표 강제에서, 불공정거래 분야 전체는 불공정거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페이지의 법령·기한 정보는 2026. 10. 20. 기준입니다.
상담 신청
자주 묻는 질문
대리점이 수수료 변경 계약서에 서명했다면 불이익 제공이 아닌가요?
서명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 원심은 확인서의 작성일과 문구가 일률적이고, 공급업자 내부에서 합의가 어려울 경우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는 검토가 있었으며, 대리점들이 계약 해지를 우려해 날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자발적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계약기간 중 거래조건을 바꾸는 것은 모두 금지되나요?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제2호는 계약기간 중 대리점의 의사에 반하여 거래조건을 추가하여 변경하는 행위를 불이익 제공행위의 유형으로 정합니다. 위법 여부는 거래상 지위의 부당한 이용인지에 따라 판단되며, 이 사건에서는 변경 목적, 합리적 이유의 유무, 협의 경위, 대리점이 입은 불이익의 정도 등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공정위 통지명령은 위반행위와 관계없는 대리점에도 보내야 하나요?
대법원은 통지명령이 피해구제가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므로, 통지 상대방은 위반행위로 직접 영향을 받은 자에 한정되지 않고 향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합병 후 존속회사와 현재 거래하는 모든 대리점에 대한 통지가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회사가 합병되면 합병 전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은 어떻게 되나요?
대법원은 피합병회사의 권리·의무는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 공법상 관계까지 모두 존속회사에 승계된다고 보아, 합병 전 회사의 위반행위를 이유로 존속회사에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대리점 거래에 대리점법이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공급업자가 중소기업자이거나, 대리점이 중소기업자가 아니거나, 공급업자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가진다고 인정되지 않으면 적용되지 않고, 가맹사업·금융투자업·대규모유통업 거래 등도 제외됩니다(대리점법 제3조).
출처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안내하기 위한 자료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법령·판례와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